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크게 잘못 깨닫고 있는 것중 하나가 평균값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꽤 오랫동안 이 평균이라는 값에 맹목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평균은 그리 신뢰할만한 값이 아니라는 이야기들이 여기 저기서 들려오고 있죠. 저 같은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신문이나 글에서 직장인 평균 연봉 혹은 평균 소득에 관한 오류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냥 직장인으로 모두 묶어버린 다면 임원이나 심지어 CEO까지도 직장인으로 분류가 되어 평균 소득이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많이 올라간다는 것이죠. 그 정도 정보의 오류가 삶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단적인 예로 언급 되었던 것이 바로 전투기 조종석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동차 시트조차도 위-아래 혹은 앞뒤로 조절이 가능하죠.
하지만, 전투기가 처음 개발 되었을 때 조종석을 조종사들의 평균 키와 팔 길이등에 맞추어 생산을 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그게 타당해 보였을 수 있는데 계속해서 조종사의 운전미숙과 실수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이 값을 더 평균에 가깝게 하려는 노력만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 평균 크기의 조종석은 대부분의 조종사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고 그게 이와 같은 문제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 누구도 옷을 많이 팔기 위해서 평균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듯이 이러한 평균은 결코 참 값에 가장 가까운 값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 연봉이나 소득등에서는 중위값(가장 작은 값부터 가장 큰 값까지 일렬로 세웠을 경우 가장 가운데에 있는 값)을 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요. 이처럼 우리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어떤 정보가 더 효율적일지를 고민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어떤 정보를 설명할 때 아직도 평균이 쓰이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긴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평균은 부정확한 정보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평균에 집착하고 있죠.
평균이 가지는 함정
평균은 어찌보면 누군가를 평가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기업 혹은 학교가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릅니다. 일일이 그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고 고려해서 채용하거나 입학을 허락 하는등의 일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니 평균으로 평가하여 더 빠르게 평가를 하려는 목적이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실 평균학점 혹은 GPA로 평가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사팀의 누군가는 그 학생이 회사의 직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을 해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GPA만 확인을 하고 좋은 인재인지 아닌지 판단을 하게 되죠.
하지만, 이는 사실 엄청난 비효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직무와 관련된 과목에서는 평균 이하의 학점을 받았으나 관련 없는 과목들로 평균을 올려 어떤 기준만 넘어서는 지원자를 걸러내지도 못할 테니까요.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은 크게 관련이 없고 회사에서 새로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으로 이러한 방식의 평가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그것은 대학교육을 무시하는 행태로 보일 수 밖에 없으니 누구도 그렇다고 말을 하지는 못할테고요. 사실 가장 평균을 신뢰하고 평균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대학 입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재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고등학교 성적의 평균값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고등학교 성적의 평균값과 SAT 그리고 에세이등 세분화된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으니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학생들이 정해진 교육과정에서 같은 과목들을 공부하고 그에 따라 같은 시험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평균에 기초한 평가 시스템이라고 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이를 바꾼다는 것이 사실 너무나도 쉽지 않은 일임을 저도 알기에 사실 저자가 너무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니만큼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평균이 아닌 개개인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을 위해 학위를 없애고 자격증을 수여한다거나 성적대신 실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스토리에서는 다시 한번 공군 조종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을 합니다. 뛰어난 성과를 낸 한 미군 조종사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그 조종사는 놀랍게도 체구가 아주 작은 여성이었고, 예전 평균 크기 조종석을 미 공군이 계속 운영했다면 조종석에 앉아보지도 못했을 체구였죠. 우리가 살고 있는 평균의 시대에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있고 이는 예전 인종, 성별 등 여러 차별이 있던 구시대와는 확실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투기 조종석의 예에서 보듯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고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조종석을 평균에 맞게 만들어 개인에게 맞추지 못하게 한다면 이 기회는 결코 평등한 것이 아니겠죠. 전투기 조종석은 아주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에는 이와 비슷한 많은 평균때문에 일어나는 차별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고등학교 교과목을 3년이 아니라 5년에 걸쳐 천천히 배운다면 더욱 효과적인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정해진 교육이 아닌 혼자 공부하는 것이 더 적성에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아직까지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평균적인 학생과 사람들에게 맞는 시스템으로 우리 사회는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교육이나 사회시스템이 갑자기 변화하기는 어려운 일 일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라도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고 생각해서 자신에게 맞는 일들을 찾을 때 나라도 나에게 맞춤 기회를 줄 수 있다면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보다 빨리 배우지 못해서 남들과 비슷한 시간을 썼는데도 비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좌절할게 아니라 조금 더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내고 시간을 들여 자신을 맞춘 후 그들과 경쟁해도 늦지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