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매듭 디자인에의 집착, 그 시작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치아 주의 작은 도시 비쎈차, 이곳이 바로 보테가 베네타를 낳은 곳입니다. 초기 창립자 미켈 타데이와 렌조 젠지아로는 당시 이 도시의 유명한 가죽 장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가죽으로 가방을 만들던 이 둘은 고급 섬유를 봉제하는 데 사용되던 기계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계가 일반적인 섬유보다 훨씬 두꺼운 가죽을 봉제 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힘이 필요했고, 이러한 기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탄탄한 봉제 없이도 벌어지지 알게 가죽과 가죽을 꼬아 가방을 만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단한 디자인의 영감이 있었다거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부터 착안된 디자인이 아닌 그저 실용적인 해결안을 모색하다가 이런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이러한 매듭 디자인은 21세기에 까지 여성의 패션을 완성시키는 한 브랜드의 상징적인 대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보테가 베네타는 이렇게 가죽 본연의 탄탄한 기능과 손색없는 완성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되어 2006년에는 가죽장인은 육성하는 학교마저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쟁쟁한 여성 럭셔리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고유한 디자인을 지니고 있고, 또 본질에 충실한 가죽장인정신마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테가 베네타는 레플리카들이 즐비한 패션 업계에서도 로고하나 달지 않고, 누구나 쉽사리 흉내낼 수 없는 본연의 디테일을 지닌 브랜드로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켜 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보테가 베네타와 구찌는 어떤 관계일까요? 디자인 만을 보고 브랜드를 고르는 구매자라면 좀처럼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의 교집합을 찾기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2001년 구찌는 보테가 베네타를 $1억 5천 6백만달러에 인수하고, 현재는 두 브랜드가 나란히 케링이라는 모회사에 속해 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 토마스 메이어가 이 브랜드의 패션쥬얼리 라인을 론칭하고 2010년까지 10년동안 보테가 베네타의 사업 규모는 15배 성장을 합니다. 또다시 인상적인 것은, 여러 하이앤드 브랜드들이 이미 증명해 보였듯이 브랜드를 인수합병하고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해 전에 없는 새로운 매출과 성장을 기록해 내는 스토리를 어김없이 보테가 베네타도 보여 주었다는 점입니다. 다음번에는 켈링이나 LVMH의 창업주 또는 CEO에 대해서도 글을 한 번 써 봐야겠어요.
보테가 베네타의 전성기였던 80년대
시초의 매듭 디자인이 큰 사랑을 받고 브랜드의 인지도도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보테가 베네타에 보내 준 사랑과 함께 성장했던 80, 90년대였습니다. 그런 보테가 베네타의 차기 수석 디자이너는 현재까지 다니엘 리가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름만 들었을 때에는 LEE 라는 한국의 성씨 때문인 지 내심 한국계 디자이너 인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 리는 영국의 디자이너로 보테가 베네타에 영입되지 전에는 피비 필로의 지휘하에 셀린느의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또 그 전에는 매종 마르지엘라와 발렌시아가에 있었다고 하니 보통 실력의 디자이너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보테가 베네타의 수석 디자이너로 조인한 2018년 으로 부터 불과 18개월 안에 그는 보테가 베네타를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브랜드의 입지에 올려놓았고 또한 다수의 패션 어워드로 부터 올해의 디자이너, 올해의 브랜드 등의 어워드를 수상 하며 그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셀린느 편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과 같이, 다니엘 리의 기본을 중시하는, 그리고 보테가 베네타 고유의 디자인 Path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창의적인 디자인들은 초심을 잃어버린 셀린느에게 실망한 셀린느의 팬들로 부터 피비 필로의 디자인에 깊은 향수를 느끼며 보테가 베네타로 대리 만족을 하는 현상을 낳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한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한때 ‘Back to Basics’ 라는 슬로건을 걸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던 때가 있었습니다. 오늘 보테가 베네타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찾아본 수 많은 블로거들의 글, 보도 자료들을 보면 대부분이 기본을 중시한 보테가 베네타의 영광에 관련된 글들이 참 많았습니다. 클래식은 때로 고리타분하게 보이기도 하고, 진부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특히나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에서는 아무리 돌고돌아 다시 Retro가 찾아 올지라도 지속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야만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숙명인 듯 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옛것을 뒤로 하고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어떤 것이 딱 맞는 철학이다 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브랜드가 구매자에게 갖는 의미는 사실 오랜시간동안 유지되어온 그 브랜드의 이미지, 그것을 마침내 소유하고 그 것을 입고 듦으로써 나를 표현해 내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는 한 번 사랑받았던 그 브랜드의 이미지와 본연의 스토리를 잘 이해하고 재해석 해 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라고 생각되네요. 오늘의 보테가 베네타를 통해 알게 된 다니엘 리 라는 영국태생의 디자이너는 현재 35세의 나이로 (한국나이 37세) 아주 전도 유망하고 유능한 디자이너 인 듯 합니다. 오늘의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이를 읽으시는 여러 분들께 흥미를 선사한 글이 되었길 바라며, 그럼 저는 다음 글을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